작성일 2022.06.07
전학수 대치2단지 조합장 “현실적인 리모델링 로드맵 빨리 내놔야”
- 하우징 헤럴드 김병조 기자
- 승인 2022.06.07 11:36
[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전학수 조합장은 국내 리모델링 역사의 산증인이다. 2010년 전후, 리모델링 제도가 일천했던 당시 국토부, 인허가 관청을 넘나들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며 제도개선에 앞장섰다. 범수도권공동주택리모델링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리모델링 일반분양 및 수직증축 제도 도입에 역할을 했으며, 최근에는 사단법인 전국공동주택리모델링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두 차례 수직증축 공개 실험의 의미는 뭔가
=파일기초로 돼 있는 우리 아파트단지의 수직증축 가능성을 직접 검증해 보기 위해 진행했다. 우리 아파트의 수직증축이 가능해진다면 동일한 방식의 파일기초로 지어진 다른 대다수 아파트들도 수직증축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업계 전체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봤다.
실제로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급증하고 있으나, 파일기초로 지어진 아파트들의 공인된 기초보강 방법이 아직 정해진 게 없어 문제다. 수직증축을 하면 기존 아파트 상층부에 2~3개층이 추가되면서 그만큼 늘어난 무게를 아파트 기초가 지탱해줘야 한다.
현재 수직증축 관련 이슈는 이렇게 수직증축으로 늘어난 무게를 하부 기초에서 어떤 방법으로 안전하게 지탱할 수 있도록 할지, 그리고 이 새로운 구조보강 기술을 인허가 관청이 인정할 지 여부에 집중돼 있다.
▲현재 수직증축 제도개선 상황은 어떤가
=현재까지는 파일기초로 지어진 아파트의 수직증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파일기초가 아닌 암반기초로 지어진 송파성지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철골구조로 보강하더라도 안전성 확보가 안 된다는 이유로 공공기관이 담당하는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한 단지가 한 곳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전문가들과 많은 협의 끝에 기존 리모델링조합 중에서 시도된 적이 없는 ‘선재하공법’이란 기술을 적용해 기초보강 실험을 하고 있다. 선재하공법은 일반 상업용 건축물에서 상용화된 방식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안전성 검증 과정은 어떤 절차로 진행되나
=수직증축에 대한 기술 검증은 조합이 품질확보를 증빙하는 모든 자료를 제출하면 전문기관에서 확인·승인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우리 조합은 이 기준에 맞춰 관련 실험 데이터를 정리해 국토부 및 전문기관에 제출해 검증받을 예정이다.
지난 5월 3일 선재하공법을 통한 구조보강 후 이와 관련한 기존 파일 및 신규 파일 주변의 충격력 등에 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체킹하고 있다. 오는 8월까지 데이터를 측정·분석한 후 이 결과를 유관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실증 실험 결과보고서가 나오면 어떻게 처리되나
=현재 진행 중인 수직증축 선재하공법 실험을 차질없이 진행해 오는 9월 그 결과보고서를 작성해 국토부 등 유관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수직증축 가능성을 타진하는 국내 최초의 실측 데이터가 집계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수직증축으로 증가된 하중의 4배를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국토부의 리모델링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윤석열 정부가 공약에서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모두 다 활성화시켜주겠다고 공약했는데,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로드맵이 빨리 나와 줘야 한다. 언론에서는 재건축 활성화에만 초점이 잡혀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리모델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는 여론이 만들어지고 있다.
노후 아파트 주민 입장에서는 재건축과 리모델링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선택지의 대상이 된다. 면밀한 검토를 통해 합리적인 선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정한 기준이 나오면 좋겠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국토부, 시청, 일선 구청의 리모델링 전담부서 신설이다. 10년 전부터 공공에게 요구해 오던 내용인데, 여전히 그대로다.
리모델링업계에서는 "제대로 사업 진행하려면 공무원을 가르쳐서 인허가를 진행해야 한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다. 2년 임기의 공무원이 와서 인허가 행정을 하려면 전문성 부족으로 어떤 판단을 내리지 못해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이미 국내 리모델링 단지들이 90곳이 넘었다. 전문적이고 연속적인 리모델링행정을 위해 전담부서를 만들어야 한다.
출처 : http://www.housingherald.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