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1.11.18
리모델링 발목 잡는 수직 증축…안전성 검증나선다
e-대한경제 최중현 기자
기사입력 2021-11-18 08:59:36
강남 대치 2단지 “공개 실험으로 안전성 직접 검증”
수직 증축 안전성 위한 연구…선재하(Preloading) 공법으로 기초 보강
지난 17일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에서 선재하 파일 장치 하중 분배 검증 실내 실험이 진행된 뒤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중현 기자] |
공동주택 리모델링의 수직증축을 위해 민간이 나섰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리모델링 조합이 3개층 수직증축을 위해 공개 실험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에서 ‘리모델링 2차 안전성검토 선재하(Preloading)공법 검증실험’이 공개됐다.
리모델링은 수평이나 수직증축으로 가구 수를 늘려 사업성을 확보하고 있다. 사업 절차는 조합설립 이후 △1차 안전진단 △1차 안전성 검토 △건축심의 △2차 안전성 검토 △사업계획승인 △이주 및 철거 △2차 안전진단 △착공 순으로 진행된다.
수평증축은 단지 내 별동을 새로 신축하는 등 1차 안전진단만 통과하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수직증축의 경우 2차 안전성 검토 등 기술적인 검증이 필요해 비교적 까다롭다.
국내 3개 증축 리모델링에 성공한 단지로는 ‘서울 송파구 성지아파트’가 있지만, 공사방법에서 차이를 보인다. 대부분 리모델링 단지는 지반에 말뚝을 박고 하중을 버티는 ‘파일(말뚝)기초’로 공사하지만, 송파 성지는 단단한 지반으로 ‘지내력 기초’ 구조로 비교적 수월하게 수직증축이 승인된 것이다.
선재하 공법 검증을 위한 실내 실험[최중현 기자] |
◇대치2단지 리모델링…수직증축 물꼬틀까
대치2단지가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하게 되면 리모델링 시장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대치2단지가 리모델링 단지 최초로 선재하 파일 공법의 안정성 검증에 나섰기 때문이다.
2013년 개정된 주택법에 따라 리모델링 수직증축이 허용됐지만, 송파성지 아파트를 제외하고 2차 안전성 검토를 모두 통과한 단지는 한 곳도 없다. 전문기관들이 2014년부터 수직증축 안전성 검토는 논의해 왔으나 안전성을 검증하지 못해 차일피일 승인을 미뤘다. 성남시 한솔5단지 아파트는 2017년 1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한 뒤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하지 못하고 수평증축으로 선회했다. 이밖에 성남 무지개마을4단지, 안양 목련2단지 등도 안전성 검토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수평증축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선재하(Preloading) 공법’으로 3개층 증축 가능성 제시
‘선재하 공법’은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핵심적인 기술이다. 선재하 공법은 기존 말뚝에 보조 말뚝을 추가로 설치해 리모델링 증축을 통해 늘어난 하중을 분산시키는 기술이다.
기존 아파트에서 수직증축을 통해 세대수가 늘어난 만큼 건축물의 하중도 증가하면서 이를 버틸 수 있도록 기초를 보강해야 한다. 대부분 아파트는 파일(말뚝)을 지반에 박아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받지 못해 사실상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한 단지는 거의 없다. 그나마 국토교통부는 올해 6월 ‘수직증축형 리모델링 전문기관 안전성 검토기준’를 개정하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국토안전관리원 등 전문기관이 신기술·신공법에 대해 공인기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대치2단지는 개정된 검토기준에 따라 한국콘크리트학회에 연구 용역을 맡기고 이번 공개 실험을 진행하게 됐다. 실험이 공개된 만큼 현장 분위기도 뜨거웠다. 17일 실험 현장에는 리모델링 학계와 건설사 관계자, 전문가 등 70여 명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실험 결과, 총 100톤(각 25톤)의 무게를 받는 기존 말뚝(피씨파일) 4개가 추가 설치된 말뚝(마이크로 파일) 2개가 60톤(각 30톤)의 하중을 받쳐주면서 기존 말뚝의 하중이 총 40톤(각 10톤)으로 감소한다. 단, 지질과 말뚝을 감싸주는 콘크리트에 따라 하중은 변하게 된다.
대치 2단지는 실내실험에 이어 대치2단지 내에서 추가로 실외실험을 진행하고 이르면 내년 2월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상반기 2차 안전성 검토 통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학수 대치2단지 리모델링 조합장은 “2017년 주택법이 개정됐지만, 정부가 현재까지 수직증축에 대한 검증하지 못했다”며 “답답한 마음에 조합이 국토부와 건설기술연구원 등 논의를 거쳐 ‘선재하 공법’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직접 연구 용역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m.dnews.co.kr/m_home/view.jsp?idxno=202111171509032220782